기억이라는 것이 모눈종이에 갇혀

끊임없는 고해로 밤의 시간을 점령한다

아무도 대답 없는 길 위 서성이며

누군가 달려오길 기다리지만 글쎄

그날의 밤은 모든 기억을 불러 모아

홀가분하게 영혼까지 태워버렸다

그 밤이 또 누구의 것이든

나에게로 오는 순간의 밤을

영원히 기억하려 애써보지만

무수히 끌어당긴 밤 별들이 와르르

한꺼번에 소용돌이치는 이 순간의 밤

세 번째 징검돌 들추며

못난 기억들 대신하여 이렇게 흔적으로 남긴다

그렇다 출산이다

국배판 ㅣ 반양장 ㅣ 180페이지 ㅣ 300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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