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책 소개> 최재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마른 풀잎에서 생성된 인간의 '살이'를 존재의 집으로 '마른'과 '풀잎'을 통하여 존재의 상징을 설득하고 있습니다. <출판사 서평> 최재선 시인의 제2 시집 <마른 풀잎>은 사유(思惟)의 존재론(存在論)이라는 명제를 세워 더욱더 단단한 사유와 언어의 발굴로 돌아왔다. 최재선 시인의 시는 성급히 결론을 앞세우자면 존재론적 구원의 시학(poetic)이다. 척박한 말로 생중사(生中死―죽음을 끌어안고 사는) 우리 인간 존재자 하나하나의 정체성正体性 바로 세우기 시 정신 소산일 터이다. <마른 풀잎>의 화자가 우리 각자 존재자로서의 세상살이를 마른 풀잎의 존재론적 사유로써 암시(暗示/suggestion)하고 있음은 텍스트 처처에 전략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바와 같다. 그와 같은 풀잎의 말랐다. 수척(瘦瘠)하다. 그러나 그래서 더 빛나고 꼿꼿한 인간 존재자로서의 세상살이(삶)의 가치 지향성이 바로 주제입니다. <시인 소개>
최재선 작가 최재선은 월간 한비문학을 통해 시와 동시에 등단하였고 월간 창조 문예를 통해 수필가가 되었다. 2015년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명시인 선에 작품을 올렸다. 시집은 <잠의 뿌리> 외 동인지 다수가 있고 수필집은 <이 눈과 이 다리, 이제 제 것이 아닙니다> 외 동인지 다수가 있다. 시인과 사색 동인, 전북 문인협회, 전북수필문학회, 대학 작문학회 회원이며, 한일장신대학교 인문사회과학부에 몸담고 <글쓰기의 전략>, <논리적인 글쓰기>, <토론과 글쓰기>, <인문고전>을 강의하고 있다. 그는 9년 전 완주군 소양면 묵방산 아래 귀촌하여 팔순이 넘은 부모님, 중증 복합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자연을 친구삼아 살고 있다.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20년째 눈먼 아들이 자신이 쓴 글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치열하게 글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. <작품 소개>
마른 풀잎
말라서 더 빛난 게 있다 눈 속에 파묻힌 풀잎들 푸른 봄보다 더 꼿꼿하잖는가 차울수록 더 빛난 게 있다 눈 속에 눈뜨고 있는 풀잎들 따스한 날보다 당당하잖는가 우리 살다 보면 아파서 여위고 차디찬 고통에 마른 날 있다 아프고 힘들다고 그저 그렇게 메말라 바람에 날릴 수 없다 그렇게 하고 말기엔 우리들 타고난 이름이 부끄럽잖는가 마른 풀잎처럼 꼿꼿이 서서 푸른 하늘 바라봐야만 한다 마른 풀잎처럼 당당이 서서 싱싱한 날 기다려야만 한다 그저 빼빼 마르고 말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 장장하잖는가 |
물꽃
아무런 기별도 없이 간밤 홀연히 오시어 빈 가지 끝 베고서 고요하게 잠든 숨결
허겁지겁 바람 찾아와 그대 안부 궁금해하면 지난 밤 청산 향해 길 서둘러 떠났다 하려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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