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책 소개> 정애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. 사물의 향기와 소리에 담긴 포용과 이해에 대하여 들려줍니다.
<출판사 서평> 세상이 인터넷에 잠식되면서부터 세상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. 너무나 시끄러운 세상에는 자기주장만 가득한 비방, 폄훼, 비판의 소음이 판을 쳐 삭막하고 향기가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. 남을 인정해 주기보다는 나 이외에는 모두 '틀리다'라는 자기주장만 가득하여 '다르다'는 것은 모두 상종해서는 되지 않는 것들이 되어, 인터넷으로 세상이 하나가 되었지만, 실상은 그 하나에 보이지 않는 철로 된 담이 곳곳에 가로막혀 있어 '소통'이라는 것은 가뭄에 콩 나듯이 있을 뿐이다. 세상은 '다름'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시작의 걸음으로 '포용', '이해', '사랑', '보호' 등으로 경쾌하게 발전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사회 구성이자 성장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, 요즘의 시대는 '다름'을 인정하면 자신이 손해 보는 것 같고, 얕잡아 보이는 것 같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 것 같은 등등의 이유를 스스로 가지고 있어 나 이외의 것은 모두 부정하고 불신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어깨를 기댈 수 있는 곳이 없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것이 없다. 말의 홍수 시대에 살면서 오히려 말하기는 어렵고 두렵고 오로지 듣기와 수긍 외에는 달리 방법이 보이지 않는 말이 악취가 되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시대에 살면서도 그 잘못을 지적하거나 고쳐나갈 의지가 모두에게 없어 바람조차 소리 없이 흐를 때 정애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<향기 나는 입술>는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. 정애경 시인의 <향기 나는 입술>은 혼탁한 말의 시대에 수굿이 내미는 화해의 손길이자 혼탁과 혼란의 언어를 명장(明粧) 하는 고운 언어의 숨결입니다.
<시인 소개>
정애경 전남 순천 출생 / 현) 광양 거주 / 월간한비문학 시 부문 등단 / 2016년 한비신인대상 수상 /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/ 시인과 사색 동인 시집 : <완전한 사랑을 위하여> <나도 가끔은 일탈을 꿈꾼다> 발간 <작품 소개>
향기 나는 입술
하얀 향기 속에서 길을 잃다
젖은 물 향기 따라 쉼표 한걸음
초록 물 옹골차게 뿜어대는 숲길에
고스란히 마셔대는 향기 한 모금
내 몸은 초록 향기로 싱그럽다
입술 열어 꽃잎에 입 맞추니
향기로운 내 입술에서 향기 나는 말이 나오더라 |
봄을 밝힌 등불
빗방울 다롱다롱 상처 날까 조마조마
고개 숙인 무게에 떨궈진 눈물 조각
연분홍 등불 밝혀 나무마다 봄이 열리고
잘 씻기운 진달래 소녀 민낯 보니
청초함에 진한 향기 가득 배어
봄길 따라 숲길 따라 한 웅큼씩 흘린 향기
꿀벌들 날아들면 소녀는 바쁘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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