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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책 소개> 대구매일신문사 주최 시니어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저자가 들려주는 셋째 형의 삶을 통한 시대의 이야기.
<출판사 서평> 나는 대필하는 영광에 감히 이 글을 적고 있다. "막내 동생아! 시간이 나거든 언제든 좋다. 나의 6·25전쟁 참전기를 꼭 써다오." 나를 만날 때마다 간곡히 그렇게 셋째 형은 말씀하였다. 나에게는 큰형, 둘째 형, 지금 이야기로 펼쳐 나갈 셋째 형이 있고 끝에 넷째 형이 있었다. 이 중에서 셋째 형은 살아서 차성인(車城人) 이덕숙(李德淑)이요, 돌아가심에 항렬자를 따라 호가 청곡(靑谷)이며 평백(平伯)이 되었다. 이 글을 쓰는 제 나이로 예순다섯인데 꼭 저만큼 되던 해에 셋째 형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. 무골호인 셋째 형 인생이야기를 쓰게 된 것은 6·25전쟁 참전기를 청곡 소원에 따라 꼭 남기고 싶었다. 이 내용을 아들·딸·후손들에게 전해주고자 할 따름뿐이었다. 셋째 형은 일자 무학이라 경험을 글로 남기지 못하였기에 무지몽매한 막내 동생이나마 이렇게 필을 들어 보았다.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청곡 인생 이야기일 뿐이었다. 국가로부터 훌륭한 전공을 인정받지도 못하였기에 나 스스로도 이 글만큼은 남기지 아니한다면 너무나 죄스럽게 생각된다 싶어 시작하여 본다. 서양은 무식이 삼대면 지게를 놓고도 A자를 모르며, 우리 속담에는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도 하였다.
<저자 소개>
이영백 1973년 대구교육대학 졸업 / 1983년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지리 교육 전공 / 1986년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/ 전)수필과 지성 문학회 부회장 / 현)한비문학회 수필분과회장 / 현)월간『한비문학』편집위원 / 현)반 연간『한국 낭송 문학』편집위원 / 현)왕건길 바로 알기 제5기 회장 2013년 LH ․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<내 고향의 초가를 본다> 2015년 제1회 매일 시니어 문학상 논픽션 부문 우수상 <가마솥에 뜸 들인 눈물> 2016년 제2회 매일 시니어 문학상, 수필 부문 특선 <작은 손> 2017년 한국 현대 인물사 등재 / 2017년 창립 50주년 DGB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<웃다 꽃비-종이 은항(銀行)통장> 2019년 제5회 매일 시니어 문학상 논픽션 부문 당선작 <파도 소리, 풍금 소리> 2019년 제9회 대한민국 독도 문예 대전 특별상 <1966년 울릉도 안녕!>
<작품 소개> ― 목차 ― 책머리에 덕숙전 프롤로그 _012 제 1 부 이덕숙 1. 감나무 집 셋째 아이 _016 2. 어린 날 셋째 형 _018 3. 끝에 오빠 _021 4. 천수답 물 대기 _025 5. 개잎갈나무 아래에서 참외 팔기 _028 6. 전운(戰雲)에 묻혀 _032 7. 셋째 형 6·25전쟁 참전기 _035 8. 특무상사 이덕숙 _040 9. 엄마의 편두통 _042 10. 하사강등 예편의 미스터리 _045 11. 동네 반장 맡은 셋째 형 _048 12. 문맹 퇴치하는 동사(洞事) 마을 _051 13. 큰형을 구한 셋째 형 _055
제 2 부 자수성가 14. 셋째 형의 혜안 _060 15. 셋째 형의 결혼 _064 16. 짚공예 _066 17. 묘사(墓祀) _069 18. 멍석 만들기 _071 19. 가마니 짜기 _074 20. 박하 농사 _076 21. 담배 농사 _079 22. 땅콩 농사 _082 23. 사과 농사 _084 24. 배꽃가지 달에 반쯤 가린 자립농원 _087 25. 달을 품은 배밭 _090
제 3 부 영광의 부활 26. 셋째 형의 유산 _096 27. 후두암과 일자 무학 _099 28. 너무 일찍 만난 후두암 투병기 _103 29. 가마솥에 뜸 들인 눈물 _106
덕숙전 에필로그_112 부록 _122
― 본문 일부 ― p16. 셋째 형은 송명(松明) 수상(壽祥)과 경주최씨 송계당(松谿堂) 부인의 셋째 아들이었다. 토함산 밑 경상북도 경주군 내동면 시래리(時來里)에서 태어났다. 고조가 무후(無後)여서 증조는 먼 인척에서 양자로 들어왔다. 할아버지도 외동이었으나 운(?) 좋게도 사 남매를 두었다. 그중에 아버지는 둘째였다. 아버지는 장가들자마자 연속 아들 셋을 낳았다. 자식이 많아야 살림 밑천이던 그 예전에는 칭찬받을 일이었다.
p92. "아니, 이 냄새는 어디서 나지?" "저기 아저씨가 깎는 배에서 나네." "아저씨, 이 배 어디서 가지고 왔어요?" "예. '달을 품은 배밭'에서 가져왔습니다. 맛이나 한 번 보세요?" 셋째 형은 사람마다 한 조각씩 잘라 맛을 보였다. 맛을 본 손님들이 그만 바지게에 담아 온 배를 서로 먼저 사겠다고 나섰다. 그 자리에서 가져간 올배는 순간에 모두 팔리었다. 늦게 온 사람들은 맛도 못 보고 배를 더 가지고 오라고 야단이었다. 셋째 형은 단호하였다. "이것이 첫 수확물 모두이어서 올해 더는 없습니다."
p109. 뜸 들인 솥의 눈물이 나올라치면 배고픈 나의 코를 더욱 자극하였다. 두 눈 감고 맛있게 뜸 들일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. 뜸 들일 때, 마치 사람이 슬피 울듯 피~ 시익~ 소리까지 내면서 뜸을 들인다. 가마솥 밥 익는 냄새가 되면 공연히 셋째 형이 부엌 가까이 얼쩡거리다 어머니께 꾸중 들었다. 시커먼 가마 밥솥에 뜸 다 들이고 1분 지나면서 열리면 그 하얀 쌀밥이 허연 김 속에서 나타났다. 꼴깍 침이 넘어갔다. 밥 먹이려고 삶의 무거움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를 끝없이 돌돌 말아 올렸다. 분명하지는 않았지마는 세월의 무거움을 장사로 미리 알았기에 그런 천형(天刑)을 받았을까? 가마솥에 뜸 들인 눈물처럼 나의 눈에서도 이제야 왈칵 쏟아져 내렸다. ···<중략>··· |